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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불명 열(코로나 후유증과 발열 지속, 그리고 감염내과, 고열 후유증과 불명열)

by rose6679 2026. 4. 13.

원인불명 열

 

솔직히 저는 코로나가 끝나면 다 낫는 줄 알았습니다. 격리 해제되고 나서도 39도가 넘는 열이 2달 넘게 이어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거든요. 그 기간 동안 검사를 반복해도 원인이 안 나오는 상황에서 제가 느낀 막막함, 그리고 지금도 남아 있는 후유증까지 있는 그대로 풀어보려 합니다.

코로나 후유증과 발열 지속, 그리고 감염내과

코로나 격리가 해제되고 나서 기침이나 인후통 같은 흔한 증상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체온계를 재보면 어김없이 39도를 넘기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잔열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한 달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으니 그제야 진짜 이상하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종합병원에서 처음 진료를 받았을 때 혈액 배양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혈액 배양 검사란 혈액 속에 세균이나 진균이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로, 패혈증이나 균혈증 같은 심각한 감염 질환을 걸러내는 데 쓰이는 기본 검사입니다. 결과는 이상 없음이었습니다. CT, 소변 검사, 내시경까지 줄줄이 이어졌지만 결과는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담당 의사 선생님도 "아마 코로나 후유증일 가능성이 크지만, 혹시 모르니 상급병원 감염내과를 가보세요"라며 진단서를 써줬습니다.

감염내과(Infectious Disease Department)란 세균, 바이러스, 진균 등 미생물에 의한 질환을 전문으로 다루는 진료과입니다. 불명열(Fever of Unknown Origin, FUO)처럼 발열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에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 뒤로 거의 2달 가까이 매주 감염내과를 방문했습니다.

검사 종류도 점점 다양해졌습니다. 핵의학 검사를 받기도 했는데, 핵의학 검사란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몸속 염증이나 종양의 위치를 영상으로 확인하는 방법으로, 일반 CT나 MRI로 잡히지 않는 미세한 이상을 탐지하는 데 활용됩니다. 그 검사에서도 뚜렷한 원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불명열의 원인이 밝혀지는 경우 감염 질환, 류마티스성 질환, 종양이 대표적입니다(출처: 서울아산병원 건강정보). 저의 경우 이 세 가지 방향으로 모두 검사를 진행했지만, 전신성 홍반성 낭창(SLE)이나 스틸씨병 같은 류마티스성 질환도, 간농양이나 결핵 같은 감염 질환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원인을 모른 채 해열제 종류만 바꿔가며 버티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38도대와 39도대는 체감 차이가 꽤 큽니다. 38도 초반은 좀 찌뿌둥한 정도인데, 39도를 넘기면 바닥을 걸어도 발이 제대로 땅에 닿는 느낌이 안 납니다. 정신도 약간 흐릿한 상태가 유지됐습니다. 그 상태로 2달을 버텼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좀 아찔합니다.

감염내과를 다니며 받은 주요 검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혈액 배양 검사 (세균·진균 감염 여부 확인)
  • 전산화 단층촬영(CT) (장기 이상 여부 확인)
  • 핵의학 검사 (염증·종양 위치 탐지)
  • 골수 검사 (혈액 질환 여부 확인)
  • 소변 검사 및 심초음파 검사

고열 후유증과 불명열

2달이 넘게 지나고 나서 열이 내렸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약을 바꿔서 나은 것도, 검사로 원인을 찾아서 치료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그냥 열이 없는 겁니다. 올라올 때도 원인 없이 올라왔고, 내려갈 때도 원인 없이 내려갔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였습니다. 고열이 오래 지속되고 나니 몸의 체온 감각 자체가 이상해진 것 같았습니다. 겨울에도 땀이 나는 경우가 생겼고, 조금만 컨디션이 떨어지면 다시 열이 금방 오릅니다. 그런데 이게 더 불편한 이유가 있습니다. 고열에 2달 이상 시달리다 보니 38도 정도의 열은 이제 몸이 그냥 '정상'처럼 느껴버립니다. 열이 나고 있는데도 체감이 잘 안 되니 열을 인지하는 타이밍이 자꾸 늦어집니다.

제 경험상 이건 꽤 위험한 부분입니다. 열이 나고 있어도 본인이 모를 수 있으니까요.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이런 증상이 느껴질 때면 코로나 후유증이 아직 남아 있는 건지 의문이 생깁니다.

발열은 어린아이에게 특히 위험하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소아는 체온 조절 기능이 성인보다 미성숙해서 고열이 빠르게 열성 경련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열성 경련(Febrile Seizure)이란 38도 이상의 발열로 인해 뇌가 과부하되면서 발생하는 경련 반응으로, 생후 6개월에서 5세 사이 소아에서 가장 자주 나타납니다(출처: 질병관리청). 성인인 저도 저 정도로 힘들었는데, 어린아이가 이런 상황을 겪는다면 얼마나 고될지 생각만 해도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불명열은 이처럼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가 20~30%에 달하고, 원인이 밝혀지더라도 감염, 류마티스성 질환, 종양 등 영역이 워낙 광범위해서 치료 방향도 케이스마다 다릅니다. 일률적인 치료 프로토콜이 없다는 게 이 질환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열이 3주 이상 지속되면서 38도 이상이 반복된다면 이는 단순한 감기가 아닐 수 있습니다. 제가 겪었듯이 검사를 해도 원인이 안 나올 수 있고, 그래서 더더욱 빨리 감염내과를 포함한 전문 진료를 받아보시는 걸 권합니다.


직접 겪어보니 고열이 길어지는 건 단순히 몸이 힘든 것 이상입니다. 몸의 감각이 달라지고, 일상의 기준이 무너집니다. 저처럼 코로나 이후 원인을 알 수 없는 열이 계속된다면 너무 참지 말고 상급병원 감염내과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원인이 밝혀지든 안 밝혀지든, 정확한 진단 과정을 거치는 것 자체가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증상이 있으시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1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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